뱅쇼와 샹그리아 차이점과 레시피

내가 마신 뱅쇼와 샹그리아를 생각하면.

와인, 과일과 향신료를 넣는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뱅쇼는 겨울에 와인을 끓여서 따뜻하게 마시는 음료고

샹그리아는 통에 와인과 과일 등을 넣어 숙성시키는 느낌이 강하다. 특히 여름날 친구들과 큰 통에 든 샹그리아를 국자로 퍼서 시원하게 마시기도 하고, 테이크아웃으로 마시다가 얼굴이 빨개져서 수업 들은 적도 있다.((여름이었다))

그렇다면 자세한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자.

1. 뱅쇼는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것. 샹그리아는 스페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뱅쇼는 와인에 시나몬, 과일 등을 첨가하여 따뜻하게 끓인 음료로 겨울철에 유럽 전역에서 즐겨 마신다.

뱅쇼의 기원은 정확히 모른다. 그러나 향신료를 첨가하여 끓인 와인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 시대의 약용 와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향신료가 든 와인이 건강을 증진하고 병을 피하게 한다 하여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로마인들을 통해 유럽 전역에 알려지게 되었고, 특히 장기간 혹독한 겨울을 지내야 하는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추위를 녹이기 위한 음식으로 즐겨 찾았다.

샹그리아(sangria)는 레드 와인에 과일이나 과즙, 소다수를 섞어 차게 마시는 가향 와인이다.

상그리아의 뿌리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유사 혼합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상그리아는 스페인의 가정에서 만들어 마시는 전통적인 음료로,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 위해 시원하게 먹는다.

레드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을 기초로 사과, 오렌지, 레몬 등의 과일을 얇게 저며서 넣고 당분을 첨가하면 새콤달콤한 칵테일 와인이 된다.

전통적으로 레드 와인을 이용했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종류의 와인과 과일을 섞어 만든다. 화이트 와인으로 만든 상그리아는 상그리아 블랑카(sangría blanca)라고 부른다. 무알코올 상그리아는 와인 대신 포도로 만든 음료를 이용해 만든다.

상그리아를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은 찾을 수 없지만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먹어왔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고대부터 사람들은 술에 다른 재료를 섞곤 했는데, 이는 히포크라테스(Hippokratēs, BC 460?~BC 377?)가 중년에 혼합주를 자주 마셨다는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에는 와인에 주로 생강, 계피 등의 향신료를 첨가했다고 한다.

고대 로마인들도 와인에 단맛을 보태기 위해 꿀을 첨가하거나 향신료를 섞어 마셨다.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하기 위해 기원전 200년경에 스페인에 도착한 로마인들은 스페인의 더운 기후가 포도를 재배하기에 적당하다는 것을 알고 포도를 옮겨 심었다.

이후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와인, 특히 적포도주는 로마제국으로 수출되었다. 로마인들이 와인 펀치에 스페인에서 나는 과일을 넣어 마셨고 이를 스페인 사람들은 붉은 빛을 띤다는 의미의 ‘상그리아’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후 과일을 넣은 레드 와인 펀치 상그리아는 유럽 전역으로 서서히 전해졌다. 유럽의 물은 석회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그냥 마시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와인 등의 술이나 음료 형태로 만들어 마셨다. 따라서 유럽에서는 우유를 마시는 갓난 아기들을 제외하고서는 어린아이들이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수를 마시는 일이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문화로 자리 잡혀 있다.

18~19세기 유럽 전역에서 보르도(Bordeaux) 산의 레드 와인인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 메를로 등에 과일과 브랜디를 넣은 상그리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영국에선 보르도산 레드 와인을 총칭해 클라렛(claret)이라고 불렀기 때문에 이 레드 와인 펀치(상그리아)를 ‘클라렛 컵 펀치(claret cup punch)’라고도 불렀다.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1817)이 1700년대 말에 집필한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에 보면 베넷 부인이 위컴과 막내딸 리디아의 결혼을 축하하는 자리에 클라렛 컵 펀치를 대접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제인 오스틴의 다른 소설에도 파티마다 클라렛 컵 펀치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당시 유럽에서 흔한 파티 음료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페인이 식민지 정복에 나서면서 상그리아는 신대륙인 아메리카로 전해졌고, 남미 여러 국가에서 정착되었다. 19세기 중반에는 에콰도르와 영국령의 식민지인 서인도제도, 19세기 후반에는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등에서 많은 이들이 상그리아를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아메리카에서 상그리아는 ‘와인 레몬에이드(wine lemonade)’라고 불리기도 했다.

미국에 상그리아가 공식적으로 소개된 것은 1964년 뉴욕에서 열린 세계박람회였다. 오늘날 상그리아는 쿠바, 페루,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 공화국, 칠레,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즐겨 마시는 음료이다.

2. 뱅쇼는 주로 따뜻하게, 샹그리아는 얼음을 넣어 차갑게 마신다.

프랑스어로 뱅쇼는 뱅(vin)은 ‘와인’을, 쇼(chaud)는 ‘따뜻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따듯한 와인을 의미한다.

영어로 ‘멀드 와인(Mulled wine)’이라 하며 영국의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음료이기도 하다. 유럽 전역에서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데 독일과 함께 그와 인접한 프랑스의 알자스(Alsace)와 모젤 (Moselle) 지역에서는 ‘글뤼바인(Glühwein)’이라는 독일어로 불린다. 이밖에 스웨덴, 아이슬란드와 같은 북유럽 국가에서는 ‘글뢰그(Glögg)’, 노르웨이와 덴마크에서는 ‘글록(Gløgg)’, 핀란드와 에스토니아에서는 ‘글뢰(Glögi)’라 한다.

상그리아(sangría)는 스페인어로 “피흘리는”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상그리아의 어근이 되는 ‘상그레(sangre)’의 어원은 라틴어로 “피, 혈액”을 의미하는 단어인 ‘상귀스(sanguis)’다. 전형적인 상그리아가 레드 와인과 과일 즙이 섞여 만들어내는 진한 붉은 빛에서 비롯된 명칭이다. 피는 많은 문화권에서 생명, 활력, 정력 등을 상징한다.

3. 뱅쇼는 와인에 시트러스와 베리 계열의 과일을 넣고 정향, 팔각, 계피 등 향신료를 넣는다. 샹그리아는 주로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을 넣는다.

뱅쇼를 만들 때에는 주로 레드 와인이 활용하지만 때때로 화이트 와인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보드카, 브랜디, 럼, 코냑, 셰리, 아쿠아비트[aquavit(감자로 만든 스웨덴의 민속주)]와 같은 술을 완성한 뱅쇼에 추가로 첨가하여 마시기도 한다.

여기에 함유되는 향신료로는 시나몬, 정향, 육두구, 아니스, 올스파이스, 바닐라가 있고 추가로 생강이 들어가기도 한다.

여기에 달콤한 맛을 내기 위해 과일과 설탕 혹은 꿀을 넣을 수 있는데, 과일로는 오렌지 혹은 오렌지 껍질이 가장 많이 들어가며 그밖에 사과, 무화과, 건포도를 넣기도 한다.

뱅쇼는 끓인 후에 바로 마시거나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숙성하여 마시며 마시기 전에는 항상 따듯하게 데워 마신다.

상그리아는 와인에 과일, 과즙, 소다수를 섞어 만든 스페인의 가향 와인(flavored wine)으로 브랜디나 코냑 같은 술을 첨가하기도 한다. 가향 와인은 와인 발효 전후에 과일즙이나 천연향을 첨가해 차별화된 향을 낸 것으로, 베르무트(vermouth)와 상그리아가 대표적이다.

상그리아는 준비한 과일에 와인을 부어 냉장고에 2시간 이상 또는 하룻밤 정도 차갑게 보관한다. 하룻밤이 지나면 과일 향과 즙이 와인에 배어 나온다. 소다수, 스파클링 와인, 진저에일 등은 미리 섞어두면 탄산이 날아가므로 먹기 직전에 섞도록 한다. 유리 주전자에 먼저 얼음을 넣고 만들어놓은 상그리아를 따른 후 소다수를 넣어준다.

4. 샹그리아도 뱅쇼처럼 끓이는 경우도 있다. 그럼 도수가 낮아진다. 그러나 탄산과 주스를 곁들여 향신료 없이 숙성시켜 만드는 것이 정석이다.

5. 뱅쇼는 원기회복과 감기 예방을 위한 차로 마시고 샹그리아는 파티용 칵테일로 즐긴다.

뱅쇼에 넣는 향신료는 향을 더하고 몸의 온도와 면역력을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상그리아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1년 중 언제든지 마실 수 있지만 특히 더위를 식혀주기 위해 여름철에 많이 마신다. 스페인의 남동부 지역에서 특히 많이 마시며, 집에서 친구들을 초대해 가볍게 즐기는 브런치나 런치 모임에 빠지지 않는 메뉴이다. 레스토랑이나 바에서도 잔으로 팔기보다는 피쳐(pitcher)에 상그리아 한 병과 다른 과일 또는 과일 음료를 섞어 판매해 여럿이 나누어 먹는다.

Mulled wine 멀드 와인 즉, 뱅쇼가 달달한 이유는?

레드 와인의 타닌 성분 때문에 끓이면 떫은맛이 난다. 이를 중화하기 위해 과일과 설탕 등을 넣는 것이다.

뱅쇼 레시피

만드는 법은 우선 냄비에 레드 와인과 시나몬, 아니스, 정향, 오렌지 껍질, 설탕을 넣고 약불에서 10분간 끓인다. 이때 레드 와인은 저렴한 와인을 활용하여도 좋다. 불을 끄고 30분간 휴지하여 향과 맛이 우러나도록 한다.

뱅쇼는 마시기 전에 데워주는 것이 좋으며, 취향에 따라 럼이나 코냑과 함께 섞어서 머그잔이나 온기를 보존해 주는 유리잔에 부어 마신다. 뱅쇼는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와 잘 어울리며 매운맛이 나는 비스킷을 뱅쇼에 찍어 먹기도 한다.

샹그리아 레시피

스페인에서는 품질이 우수한 와인은 그냥 마시고, 비교적 질이 떨어지는 와인은 상그리아로 마신다. 상그리아는 와인, 잘게 자른 과일, 탄산수, 경우에 따라 소량의 브랜디(brandy)나 감미료를 넣어 만드는데, 특정한 레시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어떤 종류의 레드 와인이든 상관없으므로 중저가의 와인으로 준비한다. 화이트 와인을 이용하면 투명해 과일의 색이 선명하게 살아서 시각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과일은 제철 과일을 이용해야 향을 살릴 수 있다. 과육이 무른 과일은 와인에 담가두면 와인이 혼탁해지므로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오렌지, 레몬, 라임, 사과, 복숭아, 멜론, 베리류, 파인애플, 포도, 키위, 망고 등을 많이 이용한다. 과일은 너무 작아서 마시다가 목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만 잘라 준비한다. 얼린 과일을 넣으면 온도를 빨리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계피를 넣어 향을 낼 수도 있다.

취향에 따라 브랜디나 보드카를 더 첨가한다. 그랑마니에(Grand Marnier), 트리플 섹(Triple Sec), 피치 쉬냅(Peach Schnapp) 같은 과일향의 알코올 음료를 넣기도 한다. 무알코올 상그리아를 만들고자 하는 경우에는 포도주스에 탄산수와 과일, 설탕을 섞어 만들면 된다. 감미료로는 설탕, 꿀, 시럽, 오렌지주스를 첨가한다.

상그리아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편이라 조금 톡 쏘는 자극이 있는 음식이 맛의 대조를 이룬다. 주로 치즈나 해산물, 육류에 곁들여 마신다.

• 치즈

스페인은 양을 많이 기르는 탓에 양젖으로 만든 치즈를 주로 먹는다. 만체고(manchego)나 론칼(roncal) 같은 스페인 치즈에 많이 곁들인다. 좀 더 강한 향의 치즈를 원한다면 페퍼잭(pepperjack)을 이용한다. 짠 맛이 적은 크래커 위에 얹어 상그리아와 같이 마신다.

• 해산물

튀긴 칼라마리(calamari, 한치류)와 조합이 좋다. 칼라마리는 오징어에 비해 육질이 부드럽고 향이 진하지 않다. 살짝 익힌 새우나 해산물이 들어간 밥 요리인 파에야(paella)와도 함께 먹는다.

• 육류

타파스로 많이 먹는 한 입 크기의 미트볼에 고추를 다져 넣거나 카이엔 페퍼(cayenne pepper)를 넣어 살짝 매콤하게 만들면 상그리아와 잘 어울린다.

hot sangria와 mulled wine의 차이점은 전자는 좀 더 fruity 하고 후자는 spicy 함이 더 강하게 느껴진 다는 점.

요즈음은 뱅쇼에 떫은맛이 강하면 포도 주스를 (많이) 넣고, 샹그리아에도 계피 등의 향신료를 넣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대중화되면서 정형화된 레시피에서 벗어나고 경계가 모호해진 것.

사실 뱅쇼든 샹그리아든 맛있게 즐기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챠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