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21(월) 손쉐프의 투자레시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시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 Preview"

[2/18 글로벌 금융시장 Summary]

- 증시 : 하락 우위 / 금리 : 선진국 하락, 신흥국 상승 / 환율 : 달러 강세 우위 / 대안자산 : 비트코인 하락, WTI 하락, BRENT 상승, 천연가스 하락, 금 보합, 은 상승, 구리 하락, 미국 리츠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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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금요일(2/18) 미국 S&P500 주가지수는 -0.72% 하락해서 4348.87pt입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0.032%p 하락해서 1.931%입니다. 달러인덱스는 +0.25% 상승해서 96.043pt 입니다.

* 한국 KOSPI는 +0.02% 상승해서 2744.52pt입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0.020%p 상승해서 2.728% 입니다. USDKRW환율은 -0.12% 하락해서 1195.75원입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우려가 지속되면서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의 교전이 시작되었고, 러시아가 국경지대 병력을 늘리고 있다는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사실상 침공이 시작된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위험자산 회피 &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리스크가 미국 증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는 것은 2021년 2월 11일(금)부터였습니다. 2월 11일(금)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월 16일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발표를 하면서 미국 증시는 나스닥 -2.78%, S&P500 -1.90% 급락했습니다. 그러나 15일(화)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병력을 일부 복귀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장감이 완화되어 나스닥 +2.53%, S&P500 +1.58% 급등했습니다. 다시 17일(목)에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성향의 반군이 포격을 주고받았다는 소식으로 나스닥 -2.88%, S&P500 -2.12% 급락했습니다. 18일(금)에도 위기 고조로 미국 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 2월 11일(금)부터 18일(금)까지 6 거래일 동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발생시 글로벌 금융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살짝 보여주는 전초전(Preview)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월 11일부터 18일까지 6거래일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를 부문별로 각각 살펴보겠습니다.

* (1) 해당 기간 글로벌 증시는 선진국이 더 많이 하락했고, 신흥국과 아시아는 상대적으로 덜 하락했습니다. 물론 2월 18일(금) 미국 증시 하락을 아시아 증시가 아직 반영하지 않아서 선진국 증시와 아시아 증시 격차를 좀 더 좁혀서 봐야 하지만, 아시아 증시가 상대우위인 것은 확실합니다. 아시아 증시 중 홍콩 증시가 가장 크게 하락했는데, 이는 러시아 때문이 아니라 지난 주 금요일(18일) 중국 정부의 배달서비스 규제 강화 정책 발표로 홍콩 증시가 당일 -2%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규제 강화 이벤트가 없었다면 홍콩 증시도 소폭 하락에 그쳤을 것입니다.

* 특이한 점은 러시아 증시가 가장 크게 하락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 루블화 MOEX 주가지수는 -7.18% 하락했고, 달러화로 환산된 $RTS 주가지수는 -10.05% 하락했습니다. 러시아가 침공하면 미국과 유럽의 대대적인 금융제재가 실행되어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이 가해진다는 것을 시장은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런 막대한 경제적 희생을 치뤄야 하는데도 과연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할 지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 미국 증시 섹터별로 변화를 살펴보면, IT섹터 중심의 성장주가 가장 많이 하락했고, 에너지/머티리얼(소재) 등 원자재관련 섹터는 덜 하락했습니다.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인 필수소비재섹터는 유일하게 상승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금융섹터도 상당히 크게 하락했다는 것입니다. S&P500 11개 섹터 중 금융섹터가 세번째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통신서비스섹터 -4.95%, IT섹터 -4.67%, 금융섹터 -3.7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에너지가격이 급등해서 인플레가 더 확대될 것이고, 이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더 높여서 시장금리가 더 상승하고 금융(은행)주가 상승한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전혀 다르게 움직였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 (2) 해당 기간 미국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2년물 금리 -0.113%, 10년물 금리 -0.101%p 하락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에너지가격이 급등해서 인플레가 더 확대될 것이고, 이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더 높여서 시장금리가 더 상승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인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선진국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고, 신흥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습니다. 글로벌 정세가 불안할 때는 선진국 국채는 안전자산, 신흥국 국채는 위험자산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선진국과 신흥국 국채 금리 움직임이 달랐다고 판단됩니다. 즉, 단순히 인플레 요인만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증시와 마찬가지로 러시아 국채 금리가 가장 많이 상승하며 러시아 국채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참고로 한국 국채 금리는 선진국 국채 금리를 따라 움직이는 특징이 뚜렷합니다.)

* (3) 해당 기간 원유 가격은 소폭 상승에 그쳤고,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했습니다. 구리 가격은 하락했고, 금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도 급락했으며, 미국 리츠와 하이일드채권 가격도 하락했습니다. 원자재와 대체자산에서도 위험자산 회피 &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했습니다.

* 그러나 원유 가격이 소폭 상승에 그친 것이 특이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하면 단기적으로 원유가격이 급등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하지만 위험자산 회피 및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높아지고 높은 유가에 의한 소비 위축 등이 뒤따를 것이므로 유가 상승세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것도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 유가가 우려만큼 크게 상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물가상승 압력이 더 낮아져서 금리 하락 압력이 더 높아질 것입니다.

* (4) 해당 기간 달러는 소폭 강세에 그쳤습니다. 이것도 매우 특이합니다. 위험자산 회피 &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높아졌으니 달러가 초강세가 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폭 강세에 그쳤고, 오히려 신흥국 및 아시아 통화는 달러대비 강세였습니다. (러시아 루블화는 초약세) 2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째,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환율 시장은 심각한 리스크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오히려 물가상승 압력을 낮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고 미국 금리를 하락시켜 달러 약세전환을 유발하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겠으나 최근 달러는 일반적인 시장의 생각과 매우 다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극단적으로 악화되지만 않는다면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입니다. 오히려 물가상승 확대 및 연준의 빠른 기준금리 인상 리스크를 해소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너무 비관적인 생각에 몰입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도 뒤따르는 법입니다. 조급한 마음에 시장에 너무 바짝 다가가지 마시고, 한 발짝 물러서서 시장을 바라보셨으면 좋겠습니다.